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푹신하고 편안한 의자

저도 반평생을 살았고 20년 그림 그렸는데 진짜 미친년 같은 거 하나 만들어 보고 싶어요.
모르겠어요. 며칠 전부터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계속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요. 제가 훌륭히 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. 저희 가족들은 너무 창피해서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될 거예요. 부모님께 받은 게 많다는 거 그것도 다 빚인가 봐요. 그 빚이 제 날개를 꺾어 버리는 것 같아요.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 있지만 자꾸 목이 말라요. 어렸을 때 집에서 새를 한 쌍 키웠어요. 무슨 새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한 마리가 죽고 쓸쓸하게 한 마리만 새장에서 살고 있었어요. 너무 불쌍하고 측은해서 날려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. 그래서 베란다 바깥으로 새장 문을 열고 날려줬어요. 새장 안에서만 살던 새라서 새장 안이 안전한데 그 아이에게 자유를 선물한 게 독이었어요. 그걸 다 커서 알게 되었어요. 그렇게 저는 너무나 예쁜 소중한 생명을 죽이게 되었어요. 세상 일이 제 마음같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건 가슴 아픈 일 인 것 같아요. 전 머리가 나빠서 할 말이 많은 것 같아요. 나이가 들수록 할 말이 더 많아져요. 전 이 푹신하고 편안한 의자가 좋아요. 여기가 저에겐 새장이니까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