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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쓰기가 중국술을 대신할 수 있을까?

최 운 형




1.
글쓰기가 중국술을 대신할 수 있을까?

2.
그는 양 조리법의 대가이다.
주방에서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.
나도 맛 좀 볼까?

3.
비둘기의 빨간 눈이 무섭다.
모든 걸 겪은 듯한 눈을 마주하는 게 불편하다.

4.
<드라마>

구멍 난 스타킹은 그냥 구멍 난 스타킹이야.

5.
10년째 도망만 다니고 있다.
그냥 뛰고 있다 아주 열심히
노년엔 마라톤에 도전해
제 2의 전성기를 누려봐야지.

6.
우리는 상처로부터 배우고
싸늘한 겁쟁이가 된다.
모두가 파란 얼굴로 걸어 다니는
세상을 상상해봐.

7.
근데 스머프는 왜 파란거니?
작가가 파란색을 좋아 하는 거야.

8.
내 피부는 너무 정직하다.
가면이 필요해

9.
심심할 땐 독백을 해봐.

10.
난 바보다.
내 살을 깎아먹고 사는
배고픈 벌레

11.
한의원의 박 원장님은 착한 사람이다.
착한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착한 삶을 살 것이다.
난 그녀가 좋다.

12.
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고
그런 게 인생살이라 했는데
난 잃은 게 없는 사람인가 보다.

13.
그는 나에게 딴 세상사람 같다고 했다.
몸매만 ET인데
진짜 ET처럼 보였나보다.

14.
난 전생에 이구아나였다고 한다.
되새김질 하는 건 소 아닌가?
 
15.
네가 던져준 게 미끼인지 친절인지
세상이 핑크 빛 이었으면 좋겠는데
그러기엔 내가 너무 커 버려서

16.
모기를 잡았다.
너도 한 때를 보내고 힘이 없구나.
하지만 날 위해 죽어줘.

17.
멍청한 여우를 만났다.
여우 목도리는 따뜻하다.
목도리가 필요해.
 
18.
니 맘대로 생각해
근데 티 내지마
머리에서 김나거든
모락모락

19.
방귀 뀐 놈이 성낸다더니
사람이라서 그런가?
우리 소리는 그냥 가만히 있던데...

20.
나이가 들어갈수록 분명해 지는 한 가지는
싫어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.

21.  
먹고 자고 먹고 자고 삼일이 지났다.
얼굴이 점점 더 부어 풍선처럼 되면
난 더 불쌍해 질 것이다.
그래서 인정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.
세상엔 마귀들만 있는 건 아니니까.

22.
재판에서 졌다.
얼마나 쳐 먹였길래
판사에게 똥침을

23.
문화가 달랐을 뿐인데
토마토 인생
터진 토마토를 갈아 마셨다.
 
24.
십원 한 장도 안 던져줄 놈이
공수표라도 써 줄 것처럼 개폼을 잡는다.  
내가 무뇌인처럼 생겼나?
못생긴 건 죄이다.  
 
25.
척하는 법을 배웠다.
난 배운 걸 잘 풀어먹고 사는
가끔은 똑똑한 붕어이다.

26.
내 나이 서른 여섯
이제는 인사이더가 좋다.

내 나이 마흔 하나
그냥 숨 쉬니까 사는 거다.

27.
내가 픽션을 고집하는 이유는
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나만의 비밀이다.

28.
돈도 명예도 없는 삶은 외로운 것이다.
외로운 삶을 산다는 건 멋진 일이다.
그리고
자신을 포장하는 일은 삶의 지혜이다.

29.
나 자신과 타협하는 게 싫어서 내가 선택한 일이다.
난 항상 자신에게 불리한 선택만 하는 신종 변태인가?

30.
시린 이엔 시린메드
아침식사는 콩나물 뚝배기
불면증엔 중국술
눈 뜨자마자 술이 땡기면 알코올 병원으로.